[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지난해 서울대 자퇴생이 최근 11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30명이 자퇴하며 2022년(328명), 2023년(366명)에 이어 3년째 증가세다.특히 자퇴생 10명 중 8명 이상이 ‘진로변경/편입’을 이유로 학교를 떠났다. 서울대가 최고학부라는 점에서 대부분 의대를 향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서울대조차 ‘무한N수’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조정훈(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국립대 자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 자퇴생의 81.4%가 ‘진로변경/편입’을 사유로 꼽았다. 공대(127명)와 농생대(83명)에서 이탈이 두드러졌으며, 최근 5년간 누적 기준으로도 공대/농생대 출신이 전체 자퇴생의 절반 이상인 52.2%를 차지한다. 정원 자체가 많은 영향도 있지만 자연계열 최상위권이 집결된 모집단위에서의 의대 행도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이공계가 의대 진학의 ‘중간 기착지’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정시 확대가 불러온 구조적 부작용을 근본 원인으로 꼽는다. 수능 위주의 정시가 반복학습에 유리한 데다, 성적순 진학으로 학과 적합도가 낮아 재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가 정시 학생부 정성평가 도입과 2028대입부터 정시 비중을 낮추는 것도 이런 한계를 인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도한 의대 진학 열풍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중도 포기하는 학생이 많아질수록 이공계열 학과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해지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정시 확대 방침과 통합 수능 시행이 맞물리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의대라면 재도전하겠다는 학생이 많다. 최상위권 인재들이 의대 진학을 목표로 다년간 수능 준비에만 전념하는 것은 분명한 사회적 낭비다. 첨단 산업의 발전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이공계열 인재들을 과학 분야로 이끌 만한 매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대 자퇴생 ‘3년째 증가세’.. 10명 중 8명 ‘진로변경/편입 자퇴’>
지난해 서울대 자퇴생이 430명으로 11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정훈(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국립대 자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에서 총 430명이 자퇴했다. 2014년 234명, 2015년 158명, 2016년 182명, 2017년 163명, 2018년 217명, 2019년 193명, 2020년 264명, 2021년 330명, 2022년 328명, 2023년 366명, 2024년 430명의 추이다.
최근 3년간 증가세가 가파르다. 2023년 366명, 2022년 328명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했다. 게다가 김문수(더불어민주)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24일 기준 자퇴생도 이미 20명이다. 올해 입시가 끝나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자퇴생 10명 중 8명 이상이 ‘진로변경/편입’을 목적으로 자퇴를 택했다는 것이다. ‘무한N수’의 문제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서울대가 최고학부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의대를 향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24년 자퇴생 중 81.4%(350명)이 진로변경/편입을 자퇴 사유로 응답했으며 2023년은 81.7%(299명), 2022년은 무려 84.5%(277명)가 진로변경/편입을 이유로 자퇴를 택했다. 2020년부터 5개년치로 범위를 넓히면 자퇴생 1718명 중 81.8%인 1406명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자퇴생들이 N수 성공으로 자퇴한 셈이다.
특히 자퇴생들의 학부를 살펴보면, 자연계인 공과대학과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2024년 단과대학별 자퇴생 수를 살펴보면 공대가 127명으로 가장 많고 농생대가 83명이다. 이어 자연과학대 40명, 사범대 34명, 간호대 26명, 사회과학대 24명, 첨단융합학부 24명, 인문대 21명, 자유전공학부 14명, 생활과학대학 10명, 경영대 7명, 수의대 7명, 약대 6명, 미대 4명, 의대 2명, 음대 1명 순이다. 특히 지난해 최고 학부인 서울대 의대에서도 자퇴생 2명이 발생한 점이 눈에 띈다. 1명은 진로변경/편입을 이유로, 또 1명은 학업 부적응을 이유로 자퇴를 택했다.
최근 5년간의 추이로 살펴봐도 공대는 519명, 농생대는 378명으로 두 단과대학이 전체 52.2%를 차지한다. 일각에서는 최상위 학부인 서울대 이공계열조차 의대 입시의 중간 단계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공계 대학을 연구소와 연계하거나,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이공계 학생들이 미래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니, 비교적 장래가 뚜렷한 의약계열 선호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의원은 "서울대 자퇴생 다섯 중 넷이 진로 변경이나 편입 때문에 학교를 떠났고 특히 공과대학과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빠져나갔다"며 "정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같은 간판 늘리기 정책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전과/복수전공 확대와 진로 상담, 학사 유연화 같은 이탈 방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시 확대 후폭풍 'N수/이탈률 급증'.. 서울대 '정시 축소 등 자구책 마련 중'>
전문가들은 N수 통로라 불리는 정시의 문호가 넓어진 상황에서 기회만 된다면 N수에 뛰어드는 재학생이 늘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2023년 정시 합격생의 13.9%(자퇴 187명/모집 1345명)가 자퇴를 택했다. 수시 7%(138명/1970명)의 2배 수준이다. 전형별로 살펴봐도 정시-수능일반은 14.4%(174명/1209명)로 수시-학종지균 6.6%(37명/562명)의 두 배를 웃돌면서 격차가 더욱 뚜렷했다. 정시로 입학 후 다시 정시로 의대를 향하는 셈이다.
반복학습이 유리한 수능의 성격과 성적 한 줄 세우기 전형의 한계는 높은 정시 이탈률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정시 수능전형의 경우 수능 성적으로 선발해 학생의 학과 관심도를 확인할 수 없다. 학생 역시 지원 시 입결을 최우선순위로 고려해 성적 순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대학생활 적응도가 낮아 이탈하기가 쉽다.
이미 서울대는 정시의 한계를 느끼고 정시40% 폐지를 추진하고, 2028대입에서는 정시 비중을 낮추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학생의 학과 관심도 등을 확인하고자 2023정시에서 학생부 정성평가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2028학년부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전형 재설계의 명분을 얻자, 곧바로 정시 지균 폐지와 수시 지균 확대, 전 전형 학생부 반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도입해 윤석열 정부가 방치한 정시40%룰 폐지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정시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전형별 인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서울대에 입학할 만큼 우수한 학생들이 대입에 매몰되며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도 사회적 낭비이며, 본래부터 의대가 아닌 서울대에 뜻이 있던 학생들의 기회를 빼앗는다는 점도 악재”라고 말했다.














